단양을 다녀와서

  단양 팸투어를 떠나기 하루 前 학생들 성적입력 마감일이었고 12월 23일은 눈이 내린 날이고 12월 24일은 크리스마스 이브라 처음에는 많이 망설여졌다.  그러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한다.  새벽 2시까지 성적입력을 끝내고 아침은 떡국으로 먹고 집결지인 양재역으로 향하였다. 방금 전 까지 했던 걱정은 관광버스가 서울을 벗어나면서 말끔히 사라졌다. 여주휴게소에서 마시는 커피한잔과 서울과는 다른 정겨운 공기를 호흡하면서 버스는 어느덧 단양에 도착하였다.  부산에서 올라온 교수들과 합류하여 제일 먼저 장익는 마을에 가서 두부 만들기를 직접 보고 점심을 먹었다.  여기저기 놓여 있는 장독대를 보며 옛날 생각에 잠시 잠겼다.  예전에는 메주를 직접 만들어 장을 담가 먹었는데 요즘은 찾아볼래 야 볼 수가 없다. 심지어 장독대를 보는 것조차 어렵다.  1970년대보다 분명 1인당 GNP는 30배로 증가하였는데 과연 30배나 더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을까?  분명 아니라고 본다.  옛날에는 빈곤했지만 정신적으로 따뜻하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정이 있었는데 요즘은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으나 정신적으로 행복한지 일일이 물어본다면 긍정적인 대답은 많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많은 나라를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했더니 미국이 세계 1등이 아니라 남태평양의 바누아투라는 조그만 나라 국민들이라고 하니 다시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행복지수를 구하는 공식을 보면 획득한 자원의 양 나누기 획득하고자 하는 자원의 양이라는 공식이 있다. 즉 너무 많은 것을 얻고자 한다면 행복은 저 멀리 달아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성경에도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이 있다.  지금 살아있음에 직장이 있음에 가족이 있는 것에 만족하고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물질적으로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정신적인 행복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점심을 먹고 유람선을 타고서 단양 8경의 하나인 구담봉과 옥순봉을 보면서 해양관광을 하였다.  유람선 관광을 끝내고 사인암으로 왔다.  단양8경의 하나인 사인암을 보면서 비록 크기는 엄청나지는 않지만 묘한 매력에 빨려들고 말았다. 우뚝 솟은 사인암 곳곳에 글이 새겨져 있고 사람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마치 몇백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이 추위마저 잊을 수 있었다. 멋진 경관을 보는 눈은 시대를 초월하고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따지는 않는 듯 하다.

   이튿날은 온달관광지를 시작으로 관광을 하게 되었다.  온달산성을 보고 온달관광지에 조성된 드라마 세트장을 보고 온달동굴을 탐사하고 온달기념관을 보게 되었다. 신분을 초월한 나라사랑과 호국정신을 온달이라는 인물을 통하여 알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몇 년전 에도 왔지만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 더욱 집중력 있게 설명이 쏙쏙 들어왔다.

다시한번 전쟁이 일어난다면 국가와 부모형제를 위하여 초개처럼 목숨을 바칠 청년이 몇 명이나 될지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온달을 통하여 호국정신을 일깨워주는 학습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지도자의 역할인데 그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청년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하는 분위기와 사회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가정이 잘 될려면 가장의 역할이 크다. 가족구성원들로 하여금 우리가정은 화목하고 따뜻한 정이 흐르는 곳이라고 자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게 해주어야 한다. 필자도 그런 가정을 만들고 있는지 심히 두렵고 책임이 무겁다. 가정이 살아야 지역이 건전하고 각 지방이 튼튼해야 대한민국이 사는 것이다. 다음으로 천태종의 본산 구인사를 방문하였는데 크리스챤인 필자는 구석구석 보기로 하였다. 비록 기독교인이지만 나의 종교를 전도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종교도 존중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불교문화재를 통해서 많이 배워야 잘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구인사는 총본산답게 규모면에서나 신도수에 있어서나 국내 최고라고 할만하다. 비가 내리더라도 워낙 많은 건물이 있음에 여기저기 건물로 간다면 비를 맞지 않을것 임에 틀림이 없다.  마지막으로 도담삼봉과 석문을 관광하였다. 우리나라의 관광자원은 중국과 비교한다면 규모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중국은 우선 엄청나게 크다.  자금성, 만리장성, 태산과 구채구, 계림, 장가계 등등 그러나 우리나라의 관광자원들은 크기는 중국에 비해 많이 작지만 정이 많이 가고 아기자기한 면이 있다.  거기에 역사적 스토리텔링이 있다. 중국은 뻘건 산이지만 우리는 형형색색이다.  중국은 하루 종일 보더라도 끝이 없지만 우리는 4시간이면 다 볼 수 있는 그런 자원이다.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의 이야기가 있는 도담삼봉!  그도 호를 삼봉이라고 했으니 여기에 많은 정을 주었던 게 틀림이 없다.  한눈에 들어오는 삼봉이지만 좀처럼 떠나기 싫다.  삼봉선생의 나라사랑을 보는 듯하다.  비록 그자신도 태종 이방원과 노선을 달리하여 제2차 왕자의 난으로 죽임을 당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으로 많이 변하고 있지 않은가? 

   똑같이 태종에게 암살당한 포은 정몽주와 삼봉 정도전이었지만 포은선생은 충신의 화신이었고 정도전은 배신자이지 않았던가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 보면 정몽주는 고려왕조내에서 개혁을 주장하였고 삼봉선생은 역성혁명을 통해서 개혁과 민생정치를 펼칠려고 했으니 기본 골격은 똑같지 아니한가?  두분의 생각이 똑같았으나 방법이 달라서 서로의 길을 갈려고 하다 보니 충돌이 일어났을 것이다.  정몽주는 고려왕조를 버릴 수 없다하여 선죽교에서 조영규에게 철퇴를 맞았고 정도전은 이방원과 함께 역성혁명을 하여 새 나라를 건설했으나 강력한 왕권을 반대하여 그 또한 태종에게 죽게 되니 이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까?  태종 이방원도 강한 왕권정치를 구현했으나 수많은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죽이니 그 또한 죽을 때 편치 않았으리?  임종하면서 세종에게 “모든 악연은 내가 다 가져가니 너는 부디 성군이 되거라” 하였으니 이 또한 역사의 흐름인가  위대한 군주 세종은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탄생되었으니 그 중에는 정몽주도 정도전도 일조하였다고 할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혁신과 개혁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단양8경인 석문을 보니 마치 그 속에서 무지개가 반갑게 맞이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석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마치 그 속으로 빨려 들것 같다.  선조들이 여기서 시를 읊으며 음주가무를 즐겼다고 하니 여기가 무릉도원이랴  이번 팸 투어는 3번째 오는 단양이었지만  문화유산해설사의 집중력 있는 해설로 여행의 재미가 몇 배로 늘어난 여행이지 싶다  여행을 끝내고 다시 서울로 일상생활로 돌아오면서 단양8경의 기운을 그대로 쭉 이어나가고 싶다.  세상을 살다보면 계획대로 되는 일보다 실패하는 일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열심히 열심히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몰라주더라도 때가 되면 알게 되는 날이 있으리  마치 삼봉선생처럼...